일자리 창출효과 1만1천명…혁신기술·서비스 한자리 모아 간담회
한 총리 "제도 개선해 불편 최소화"…최태원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규제 샌드박스 시행 4주년을 맞아 낡은 법과 제도에 가로막혀 묻힐 뻔했던 다양한 혁신 기술과 서비스가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무조정실은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규제 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제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신기술·신제품 등을 실증하는 혁신 기업에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유예해주는 특례 제도로 2019년 도입됐다.
대한상의는 2020년 5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민간 접수기구로 활동하며, 기업들의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지원하고 있다.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규제 샌드박스 승인기업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덕수 총리는 인사말에서 "그간 규제 샌드박스 승인 건수도 매년 약 200건씩 늘어나서 현재 860여건에 이르고, 실증기간 중임에도 이미 80여건의 규제개선을 완료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많은 승인 기업들의 실증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관련 법령을 신속하게 정리해서 기업인들이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규제 샌드박스 승인 등 관련 절차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서 기업인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년간 860건의 규제특례를 통해 10조5천억원 이상의 투자유치, 4천억원 이상의 매출, 1만1천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졌다.
최태원 회장은 "정부와 상의가 원팀으로 해결한 과제들이 처음 시작 때보다 2배로 늘고 작년 승인된 전체 과제의 절반 가까이를 정부와 상의가 합작할 만큼 아주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대한상의가 정부와 협력해 특례승인을 받은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지난해 103건으로 늘었다.
최 회장은 또 "규제 샌드박스가 보다 실절적이고 광범위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혁신과 함께 미래산업,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등 현안을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다른 차원의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 특화된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해 산업 단위의 규제를 대폭 유예해주고 관련 인프라를 조성해 거대한 테스트베드(시험장)를 구축해야 한다"며 "재정과 조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이전과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형태의 메가-샌드박스 개념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규제 완화 요청에 주무 부처가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설비 시험검사에 관한 통합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업계의 요청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공통항목 검사기준 연계, 해당 항목 검사 결과 상호인정 등 합리적 방안을 해수부와 협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 총리와 최 회장은 전시장을 관람하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전시장에는 규제 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빈은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배달 로봇을, 에이치로보틱스는 원격재활로봇을 전시했다.
작은 주차블록에도 설치 가능한 전기차 충전기(두루스코이브이)와 가상·증강 현실을 활용한 항공기 정비교육 솔루션(증강지능) 등도 눈길을 끌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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