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가격 높아져 재생에너지가 전략적 우위 차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5∼10년 앞당겼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잡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석탄, 가스, 석유를 더 희귀하고 비싸게 만들어 화석연료 가격이 장기 평균 가격보다 높게 형성됨으로써 재생에너지에 상당한 전략적·경제적 우위를 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 때문에 독일에서 석탄 채굴을 허용하는 등 화석연료가 회귀하는 걸로 보였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다르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 근거로 화석연료 소비, 에너지 효율성, 재생에너지 배치 등 여러 요소를 들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탄 수요가 2025년까지 높게 유지되겠지만 재생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그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이후 석탄의 장래는 밝지 않다. 풍력과 태양광 붐은 특히 중국에서 화석연료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측됐다.
IEA는 중국이 2025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1천 테라와트시(TWh)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오늘날 일본 전체 발전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소비자와 회사들은 높은 화석연료 가격 때문에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에너지 집약도(생산당 에너지 사용량)가 2% 감소해 10년 만에 가장 빠른 개선율을 보였다.
특히 유럽은 최근 몇 달간 이례적으로 온화한 기온의 영향을 받은 덕에 에너지를 더 적게 쓰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 지난해 정부, 가계, 회사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총 5천600억 달러(약 718조 원)를 지출했고, 전기차 판매는 2021년과 2022년 둘 다 거의 배로 늘었다.
에너지 효율성은 제한적 효과만 갖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사람들은 대체 에너지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21년 12월∼2022년 10월 유럽 대륙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계약 가격은 도매 전력 가격보다 평균 77% 낮았다.
지구적으로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는 지난해 절반 정도 늘었다. 내륙에서 착공된 풍력 프로젝트는 기록적인 128GW(기가와트) 규모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또 지난해 풍력과 태양광 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본 지출은 3천570억 달러에서 4천9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석유가스 유정에 대한 신규 및 기존 투자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지난해 7월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65%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중국도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목표치를 설정해 2025년까지 33%로 잡았다.
IEA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이 2022년에서 2027년 사이 2천400GW만큼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오늘날 중국 전체에 설치된 발전 용량과 맞먹는다.
녹색 발전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화석연료 사용이 약화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도 12개월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회사인 S&P 글로벌은 에너지 연소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2027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전도 한 역할을 했다고 잡지는 분석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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