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잦은 충돌 속 印 까다로운 투자 규정에 中 철수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인도판 알리페이' 페이티엠 지분을 매각했다고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이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0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알리페이 보유 지분 6.26%를 모두 처분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알리바바의 싱가포르 자회사도 페이티엠 지분 3.1%를 매각한 바 있다.
알리페이(支付寶)는 알리바바가 2004년 개발한 모바일·온라인 지급 플랫폼이며 페이티엠은 이를 인도에 적용해 설립한 기업이다. 알리바바와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은 2015년 초 9억 달러(약 1조1천6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페이티엠의 지분 40%를 확보한 바 있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페이티엠 지분의 25%를 여전히 보유해 현재로선 최대 주주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이번 매각을 두고 인도 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지분 매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이신은 인도의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의 사업에 많은 돈을 투자했던 알리바바가 최근 몇 년 새 점차 철수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중국 등 접경 7개국으로부터 주요 투자를 받을 경우 정부 승인을 요구하는 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인도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투자에 대해선 불허하는 한편 중장비·자동화 설비 등의 지분 투자를 제한하는 등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 중이다.
이 때문에 인도에 투자한 중국 기업 수가 2019년 1천 개 이상에서 2021년 10월 현재 700개로 축소됐다. 중국의 대(對)인도 투자가 위험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인도 당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도 중국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인도 정부는 작년 초 샤오미 인도 법인이 세금을 회피했다며 수입 관세 65억3천만 루피(약 1천129억 원)를 추징했고, 같은 해 4월에는 불법 해외송금 혐의로 샤오미 인도 법인 계좌에서 555억 루피(약 9천600억 원)를 압수하기도 했다.
결국 샤오미는 작년 10월 인도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와 송금을 하는 '미 페이' 사업을 접었다.
인도 정부는 아울러 작년 7월에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에 대해 탈세와 돈세탁 혐의로 법인 계좌를 동결했고, 오포(OPPO)에 대해서도 439억 루피(약 7천500억 원) 규모의 관세를 회피했다며 이 금액만큼 추징을 통보하기도 했다.
또 보안 문제를 이유로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비롯해 중국 앱 300여 개를 금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인도의 정치·외교·군사적 갈등이 경제 분야로 확산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에서는 2020년 5월 판공호수 국경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45년 만에 총기 사용 등 분쟁지 충돌 등으로 반중 정서가 확산했고, 이를 계기로 인도 정부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는가 하면 인기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도 금지한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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