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0% 수입 파인애플석가 타격…"농민들 수출 재개 희망"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수입 금지 이후 대만의 과일 가격이 폭락, 생산 농민들이 곤경에 처했다고 중국중앙TV(CCTV) 등 중화권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과일 파인애플석가(鳳梨釋迦·펑리스자)의 판로가 막혀 현지 농민들이 풍년 농사를 이루고도 애를 태우고 있다.
수천t의 파인애플석가가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여 있으며, 생산 농가들은 "중국의 수입 금지 이후 가격이 폭락, 인건비도 건질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과일 주산지인 타이둥현 정부가 저가에 가축 사료용으로 수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으나 타이둥 농업부는 이를 부인했다.
복건일보에 따르면 한 해 중 수요가 가장 많은 올해 춘제(春節·설) 기간 600g당 가격이 20대만달러(약 846원)에 불과했고, 현재는 15대만달러(약 63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 수입 금지 이전 600g당 70∼80대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80% 폭락한 것이다.
현지 농민들은 "대만에 수확하는 파인애플석가는 대만 내수시장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양"이라며 "중국 본토 수출길이 열려야 제값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또 대만 농민들이 "본토 시장을 열리게 하는 것이 실용적이고 안정적인 농업 지원책"이라며 본토 수출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부처의 머리 형상을 닮아 명명된 '석가'의 개량 품종인 파인애플석가는 대만의 대표적인 열대 과일이다.
대만 매체인 중시신문망에 따르면 타이둥의 경작 면적 5천500㏊ 가운데 1천800㏊가 파인애플석가 과수원이며, 매년 1만4천t의 수출량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이 90%를 차지해 12억 대만달러(약 508억 원)를 벌어들였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갈등 속에 중국 당국은 2021년 3월부터 검역성 유해 생물과 금지 약물 등이 검출됐다며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그해 9월에는 파인애플석가와 번여지(슈가애플), 롄우(왁스애플) 등 대만 과일을 금수 품목에 추가했다.
이어 작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대만산 우럭바리·갈치·전갱이 등을 추가로 수입 금지했고, 신규 등록 신청 서류 미비를 이유로 대만 식품기업들을 대거 금수 대상 명단에 올렸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독립을 지향하는 집권 민진당의 지지 기반인 대만 남부지역 농어민들의 민심 이반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지난달 말 진먼 고량주 등 63개 식품기업에 대한 수입 금지를 해제한 데 이어 지난 13일 대만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를 예고하면서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과 지방정부의 중국 수출 재개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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