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귀국 지원 대상 193명, 4월까지 차례로 입국 완료 예정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하늘길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힌 러시아 거주 사할린 동포들이 다음 달 배편으로 한국에 입국한다.
16일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작년 9월 우리 정부의 영주 귀국 지원 대상자 350명에 선정됐지만, 아직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할린 동포 1세와 동반가족은 모두 193명이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5명을 제외한 나머지 188명이 러시아에 살고 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 188명 가운데 64명은 다음 달 16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출발하는 카페리 이스턴드림호를 타고 강원도 동해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직원 8명이 현장에 투입돼 이들의 귀국을 돕는다.
이번에 카페리 이용이 확정된 64명을 제외하고 아직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나머지 사할린 동포들은 배편을 추가로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오는 4월 초까지 모두 한국 입국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사할린 동포 350명은 그해 10월까지 모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하늘길이 막힌 상황 등으로 절반이 넘는 인원이 아직 러시아에 남아있다.
항공편으로 몽골 등 제3국을 경유해 한국에 돌아갈 수는 있지만, 사할린 동포 대부분이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현재 양국을 오가는 유일한 여객 운송 수단은 카페리가 유일하다.
정활란 대한적십자사 원폭피해자사할린동포지원본부 복지사업팀장은 "가슴을 졸이며 영주 귀국을 기다렸던 사할린 동포분들이 배편으로 고국에 돌아올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할린 동포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부터 군수 물자 조달 등을 위해 러시아 극동 사할린주에 강제 징용됐지만, 1945년 8월 해방 후에도 냉전체제가 지속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한인과 그 후손들이다.
우리 정부는 1990년대 초부터 영주 귀국을 지원해 왔다. 2021년부터는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영주 귀국에 필요한 항공운임 일부와 초기 정착비, 임대주택 등을 지원하고 지원대상도 확대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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