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가계부채가 지난해 4분기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신용카드 잔액 급증의 영향으로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날 내놓은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미국 가계부채는 16조9천억 달러(약 2경1천840조원)로 3천940억 달러(약 509조원), 약 2.4%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 금액은 20년 만에 최대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초기와 비교하면 2조7천500억 달러(약 3천556조원)가 늘었다.
가계부채에서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 분기 말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4천980억 달러(약 644조원)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1조9천200억 달러(약 1경5천411조원)로 2천540억 달러(약 328조3천712억원), 약 2.2% 늘었다.
신용카드 잔액도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신용카드·자동차 할부대출·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20대와 30대가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점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 연체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학자금 융자금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젊은 층의 부채 증가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통상 부채 증가를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이 실직이지만, 구인난이 심각한 뜨거운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가계 부채 증가는 고물가와 고금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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