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연설 "푸틴, 우크라 이어 다른 국가 향할 것"
뤼터 네덜란드 총리, 우크라 방문…"레오파르트-1 전차 조속히 전달"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벌이는 전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교하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다윗은 골리앗을 대화가 아닌 행동으로 물리쳤다"며 "이제는 돌팔매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방의 무기 지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연은 언제나 그리고 지금도 실수일 뿐"이라며 "무기 지원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차 지원을 논의하는 동안 러시아는 몰도바를 옥죌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 그는 또 다른 구소련 국가로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가 참전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가입 승인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EU 및 나토 가입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EU 확대 협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는 더 많은 파괴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걸림돌로 꼽히는 부패를 척결할 것이라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부패가 우크라이나에서 고질병이라는 시각을 부인하면서 "이번 전쟁이 끝나면 부패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달 새로운 반부패기구 수장을 임명할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연설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를 방문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했다.
그는 뤼터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어떤 금기도 있어선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무기를 통해 우리 주권을 지키고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독일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사들인 레오파르트-1 A5 전차의 조속한 전달을 약속했다.
그는 "첫 번째 물량이 전투 준비가 되는 대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네덜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죄할 새로운 재판소를 유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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