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최근 악화한 가뭄에 총 47개 카운티 중 32개 카운티에 거주하는 600만 명이 식량 위기에 처했다고 관계 당국이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케냐 일간지 데일리네이션에 따르면 현지 식량안보 조정그룹(KFSSG)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뭄과 기아에 시달리는 케냐인의 수가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으며 97만 명 이상의 5세 미만 어린이와 14만2천 명의 임신부 및 수유모가 영양실조로 긴급 구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케냐 가뭄관리청(NDMA)은 동아프리카에서 지난 5연속 우기에 비가 거의 오지 않은 데다 코로나 대유행과 농업재료 투입 비용 상승, 그리고 메뚜기떼의 창궐로 현지의 암울한 식량 및 물 사정이 내달부터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DMA는 그러면서 "가뭄이 지속되면서 향후 3개월 동안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이 여전히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케냐 내 건조 및 반건조 지역에서 가축도 260여만 마리가 죽어 18억 달러(약 2조 3천700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빚어졌으며 그 결과로 가축을 약탈하려는 무장 강도도 자주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DMA는 식량과 물 부족으로 학교가 폐쇄돼 학생들의 학업이 중단되면서 여학생들의 조혼과 임신, 아동 노동, 민간인 강제 이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뭄으로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한 긴급 식량 및 현금 지원, 깨끗한 식수 및 의약품 공급, 학교 급식 프로그램 재개, 가축 사료 보조금 제공 등을 이 기관은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현재 케냐 내 가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은 북부 투르카나와 마사빗, 중동부 이시올로 등 7개 카운티로 알려졌으며 25개 카운티의 상황도 점점 악화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케냐를 비롯한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소위 대륙 동북부에 위치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현재 40여 년 만에 몰아닥친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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