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가 다음주 시카고를 방문한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오는 20일 시카고 교외도시 엠허스트서 열리는 경찰노조(FOP) 행사에서 '법과 질서'를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FOP는 미국 최대 규모 경찰노조로 전국 2천200개 지부에 36만5천여 조합원을 두고 있다. 시카고 지부에는 1만3천여 경찰공무원 가운데 1만1천여 명이 가입해있다.
이번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정확한 장소는 행사 시작 48시간 전에 참석 대상에게 공지될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시카고 트리뷴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날 연설을 통해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J.B.프리츠커(58·민주)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불출마를 전제로 2024 대권 도전 가능성이 회자되는 프리츠커 주지사는 작년 7월 플로리다주 민주당원 모임에 기조연설자로 참석, 디샌티스 주지사를 겨냥한 바 있다.
당시 프리츠커 주지사는 "디샌티스는 가면 쓴 도널드 트럼프"라며 "인종차별·동성애 혐오·여성 혐오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가 지난해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 권리 보호법'(Parental Rights in Education Act) 제정을 통해 선택한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 대상 동성애 교육 금지'·'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금지' 정책에 대해 "성소수자 차별·인종차별"이라고 비난했다.
프리츠커 주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 대입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비영리조직 '칼리지 보드'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스터디' AP(대학학점선이수제) 수업 내용 변경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NBC방송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2024 대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전국적으로 그의 연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폴리티코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경찰노조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면서 "그는 민주당 주도의 지자체들이 경찰 예산을 줄이는데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표해왔고 지난해에는 신입 경찰관에게 5천 달러(약 650만 원) 보너스를 지급하는 채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이번 방문은 시카고 시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트리뷴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의 폭력범죄 실태를 지적하며 프리츠커 주지사와 민주당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FOP는 지난 주지사 선거에서 프리츠커 주지사의 경쟁 상대였던 대런 베일리(56·공화) 주상원의원을 지지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는 전원 민주당 소속인 9명의 후보 가운데 중도 성향이 가장 짙은 폴 발라스(69) 전 시카고 교육청장을 밀고 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이번 시카고 방문에 또다른 목적이 있는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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