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매진에도 무관중 경기 결정…흥분한 팬들 몰려들자 물대포·최루탄으로 막아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13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경찰이 축구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또 최루탄을 발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중부 자바 스마랑시 자티디리 경기장에서 열린 'PSIS 스마랑'과 '프르시스 솔로'의 무관중 경기를 보겠다며 몰려든 수백 명의 팬을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했다.
PSIS 스마랑과 프리시스 솔로는 지역 라이벌로 경기 시작 전에 이미 모든 티켓이 매진된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관중 입장을 금지했다.
이 결정에 화가 난 홈팀 PSIS 스마랑 팬 수백 명이 경기장으로 몰렸다. 이들은 경기장 안으로 밀고 들어갔고 막아서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 그러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막아섰다.
경찰은 이번 사태로 사상자는 없었으며 최루탄은 경기장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사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루탄 사용으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경찰이 축구장에서 또 최루탄을 사용해 비난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유력 주자이자 중부 자바 주지사인 간자르 프라노오는 "경찰이 치안 측면에서 자체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면서도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의 실망을 이해하고 주최 측이 경찰과 더 잘 조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10월 1일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에서 홈팀이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이를 막으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다.
관중들은 최루탄을 피하려고 출구로 몰렸지만 일부 출구는 잠겨 있었고, 혼란 속에 관중들이 뒤엉키면서 13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 합동 진상조사단은 조사 결과 경찰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어기고 경기장에서 최루탄을 사용하는 등 과잉 진압을 벌여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결론내렸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최루탄 사용을 지시하고 이를 시행한 경찰 3명과 경기장 관계자, 홈팀 관계자 등 5명을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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