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고도 5천700㎞, 비행거리 900㎞…일본 EEZ 안에 떨어져"
기시다 "국제사회 대한 폭거…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 도모"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18일 오후 5시 21분께 북한이 서부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이 66분간 비행한 뒤 오후 6시 27분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쪽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은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渡島大島)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다.
NHK는 홋카이도 하코다테 방송국이 설치한 카메라에 불덩어리와 같은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이 잡혔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됐다"며 "최고고도는 5천700㎞ 정도이고, 비행 거리는 약 900㎞"라고 발표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만4천㎞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전역이 사정권"이라고 말했다.
해상자위대 자위함 사령관 출신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북한이 고체 연료를 사용한 ICBM을 처음 실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은 지난해 11월 18일 발사한 미사일과 비행시간, 낙하지점이 거의 같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정부가 밝힌 북한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69분이었다. 최고고도는 6천㎞, 비행거리는 1천㎞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발을 가속하는 폭거"라며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미일 간에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 확인,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의 대비 태세 확보를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이노 도시로 일본 방위성 부대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보 수집과 분석, 경계 활동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일본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오후 5시 2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국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ICBM '화성-17형'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새해 벽두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8일 만이자 올해 두 번째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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