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이틀째 미·중 격돌…한일 외교장관 회담 조율 중
(뮌헨=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 최대 안보 분야 연례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이틀째를 맞은 1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격돌했다.
한일 외교수장은 양자 회담을 열어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에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커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가 거의 1년째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벌이면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태와 관련한 법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반인륜 범죄를 범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들과 그들의 상급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와 관계를 심화시켜 가는 것을 우려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지원은 국제질서의 기반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 인사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냉전 시대식 사고 방식을 규탄하며 "중국은 평화와 대화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평화회담 중재를 예고했다. 중국은 곧 이 분쟁의 정치적 중재를 위한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오래 지속되고 있는 위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불난 데 기름을 붓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토적 완전 무결성과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하고, 유엔 헌장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합법적인 안보 우려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핵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왕 위원은 "중국의 목표는 평화회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는 이 과정이 왜 진행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 분쟁에 있어 더 큰 전략적 목표를 쫓는 강대국이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이들에게는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유럽은 방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탄약 등의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야망이 실패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아 승리할 상황이 돼야 한다"면서 "협력국들은 푸틴이 국제법을 짓밟는 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패널토론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긴장 완화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야망의 기조를 바꿨다는 단서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따른 위험에 대해서는 "위험 없는 선택지는 없다"면서도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가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나라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일본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각각 참석했다.
한일 외교수장은 이날 양자 회담을 열어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두 외교수장은 이날 저녁 인도 태평양지역 안보와 관련한 패널토론에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40여 개국 정상과 100여 명의 외교 및 국방장관 등 총 500여 명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시대 전환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창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각료급 국제안보회의로, 안보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평가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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