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첫 초청…"대본 쓰기도 전에 전도연 주연 결정"
(베를린=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전도연 선배님을 만나면서 배우, 엄마로서의 모습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 안에서 갈등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가장 모순된 상황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킬러'를 선택한 거죠."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 초청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각본·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18일(현지시간) 각본을 쓰기도 전에 배우 전도연을 결정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제 참석을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은 변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사실은 전도연 선배님이 먼저 저한테 다른 시나리오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셨는데, 저는 제가 쓴 시나리오로 같이 하고 싶어서 역제안을 드렸던 것"이라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과 '킹메이커'(2021) 등 전작과 달리 처음으로 여주인공을 '원톱'으로 내세운 것도 "그냥 오롯이 전도연 배우와 하고 싶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촬영장에서 '치열하게' 작업했다는 그는 "초반 작업 중 제가 (전도연) 선배님에게 다른 디렉션을 드리곤 했는데, 본인이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디렉션을 주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재밌다'고 하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영화 마지막 즈음에 설경구 선배님을 쳐다보는 장면에서 한 번에 '세 가지 표정'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와, 정말 딱 세 가지 표정이 담겼다"며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했다.
변 감독이 베를린영화제 초청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제 영화랑 베를린영화제는 성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초청 연락이 왔을 때 굉장히 기뻤고 의외였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길복순'은 이날 베를린영화제 스페셜 부문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뒤 내달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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