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장관 만남 소식 전하며 미중 관계 향방 주목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현지시간) 전격 회동하자 외신들은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성사된 이 날의 '즉흥적 회담'이 정찰풍선 사태로 미중 양국 간 불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련됐다며 다소 딱딱했던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NYT는 미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블링컨이 강경한 어조로 회담에 임한 것으로 묘사됐다"면서 "한 국무부 고위 관리는 블링컨이 중국 관리(왕이)에게 직설적이었다(blunt)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NYT는 이날 블링컨이 "우리는 중국과의 갈등을 원치 않고 신냉전을 기대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한 데 대해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왕 위원이 앞서 MSC 석상에서 미국의 '중국 정찰풍선 사태' 대응을 비판하며 "냉전적 사고가 돌아왔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관리들은 낙관적인 모습이었다"며 "양측 모두 정찰풍선을 둘러싸고 고조된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회동에서 드러난 모습은 이런 기대와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번 회담이 (양국 간의) 불유쾌한 분위기를 다시 개선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다.
WSJ은 '(중국이) 해당 풍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믿을 만한 설명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는 미 국무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중국 역시 이번 회동이 '미국의 요청으로' 열린 '비공식적'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신화통신 보도를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수일에 걸친 협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찰풍선 사태가 불거진 직후 중국이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국방장관 간 전화 통화를 거부한 데 대해 블링컨 장관이 왕 위원에게 실망감을 표했다고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그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고 본다"면서 "양측이 함께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AFP통신도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블링컨 장관이 회담에서 매우 "직설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유독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을 언급할 때 더욱 딱딱한 태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강조했다.
AFP는 왕 위원이 정찰풍선에 대한 미국의 과잉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면서 "(미국의) 과도한 무력 사용이 미중 관계에 미친 영향을 인정하고 손상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신화통신에 실린 것도 주목할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이날 회동에서 왕 위원이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블링컨 장관의 NBC 방송 인터뷰 발언도 주요 기사로 다뤘다.
블룸버그 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전쟁 물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파악했다고 주장한 점도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그들(중국)에게 이러한 지원이 우리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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