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명 감금 역사 수치…인종주의·외국인 혐오 안 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했던 역사에 대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거듭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 추모의 날인 이날 성명을 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81년 전 오늘 행정명령 9066에 서명했을 때 미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시기 중 하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12만 명의 일본계 미국인이 부당하게 수용돼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그들은 집과 직업, 지역사회, 삶의 방식을 버려야 했다"며 "그들은 그러한 지위 탓에 비인간적인 강제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지적했다.
또 "연방대법원은 정의에 대한 비극적인 과오 속에서 이러한 비도덕적이고 위헌적인 정책을 지지했다"며 "3만3천 명의 일본계 미국인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군에 징집돼 용맹하게 이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고자 싸웠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발발한 태평양 전쟁 때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근거로 일본계 미국인들을 '적성 외국인'으로 간주해 재판 등 절차 없이 수년간 강제수용했다.
이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8년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후인 재작년과 작년에도 이런 사실을 거론하면서 연방정부의 공식 사과를 재확인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강제수용은 인종주의, 공포, 외국인 혐오가 억제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상기해 준다"며 "우린 민주주의를 좀먹는 증오의 영향과 그로 인한 세대 간 트라우마와 계속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연방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재확인하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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