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英 아카데미도 불발…반전영화 '서부전선' 7관왕(종합)
외국어영화상·감독상 최종 후보 올랐다가 수상 못 해
'푸틴 정적' 독살기도 다룬 영화 '나발니'에 다큐멘터리상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오진송 기자 =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영국 아카데미상 2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에서 개최된 제 76회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시상식에서 '헤어질 결심'은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두고 겨뤘으나 수상작으로 호명되지 못했다.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1947년 설립된 BAFTA가 주최하며,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꼽힌다.
박찬욱 감독은 2018년 '아가씨'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두번째 도전을 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박 감독은 신작 촬영 일정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했고 다른 배우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 아카데미상은 '아가씨'로 한국 영화와 처음으로 본격 인연을 맺었고, 2020년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2021년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급격히 가까워졌다.
'헤어질 결심'은 미국 양대 영화상에 드는 골든글로브와 미국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영화상인 크리틱스초이스에서 각각 비영어 작품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에선 국제 장편영화 부문 최종후보 지명에서 미끄러졌다.
이에 앞서 작년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세련된 연출력으로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선 독일 반전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작품상, 감독상(에드워드 버거), 외국어영화상 등 7개를 휩쓸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역대 외국어 영화 중 최다 수상 작품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아일랜드 외딴 섬에 거주하는 두 남자에 관한 블랙코미디 '이니셰린의 밴시'가 남·여 조연상(배리 케오간·케리 콘돈) 등 4개, '엘비스'가 남우주연상(오스틴 버틀러) 등 4개를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고 아시아계 배우들이 열연한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편집상을 타는 데 그쳤다.
이번 시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을 다룬 영화 '나발니'는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정권에 맞서다가 탄압받은 인물로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받다가 작년 1월 러시아에 귀국하자마자 투옥됐다.
영화 제작에 참여했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불가리아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의 기자 크리스토프 그로제프는 수상 소식에 트위터를 통해 "와(wow)"라는 감탄사를 적었다.
그로제프 기자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러시아 정부가 2020년 나발니 독살사건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데 한 역할을 했으며 직접 출연도 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는 "이번 주말 BAFTA 시상식에 나와 가족이 참석하는 것이 영국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에 런던 경찰은 "일부 언론인은 영국에 있는 동안 해외 정부들의 적대적인 의도에 직면한다"라며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니얼 로허 감독은 18일 미국감독조합(DGA) 시상식에서 AFP통신에 BAFTA가 그로제프를 시상식에 초대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인들이 그를 죽이려 하고 있다. 그는 더는 유럽에 갈 수 없다. 그것(다큐)은 그와 그의 가족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 오데사 레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는 이 상을 러시아 정부와 푸틴의 위협 때문에 오늘 밤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불가리아의 괴짜 크리스토 그로제프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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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영화상·감독상 최종 후보 올랐다가 수상 못 해
'푸틴 정적' 독살기도 다룬 영화 '나발니'에 다큐멘터리상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오진송 기자 =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영국 아카데미상 2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에서 개최된 제 76회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시상식에서 '헤어질 결심'은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두고 겨뤘으나 수상작으로 호명되지 못했다.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1947년 설립된 BAFTA가 주최하며,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꼽힌다.
박찬욱 감독은 2018년 '아가씨'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두번째 도전을 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박 감독은 신작 촬영 일정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했고 다른 배우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 아카데미상은 '아가씨'로 한국 영화와 처음으로 본격 인연을 맺었고, 2020년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2021년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급격히 가까워졌다.
'헤어질 결심'은 미국 양대 영화상에 드는 골든글로브와 미국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영화상인 크리틱스초이스에서 각각 비영어 작품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에선 국제 장편영화 부문 최종후보 지명에서 미끄러졌다.
이에 앞서 작년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세련된 연출력으로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선 독일 반전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작품상, 감독상(에드워드 버거), 외국어영화상 등 7개를 휩쓸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역대 외국어 영화 중 최다 수상 작품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아일랜드 외딴 섬에 거주하는 두 남자에 관한 블랙코미디 '이니셰린의 밴시'가 남·여 조연상(배리 케오간·케리 콘돈) 등 4개, '엘비스'가 남우주연상(오스틴 버틀러) 등 4개를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고 아시아계 배우들이 열연한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편집상을 타는 데 그쳤다.
이번 시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을 다룬 영화 '나발니'는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정권에 맞서다가 탄압받은 인물로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받다가 작년 1월 러시아에 귀국하자마자 투옥됐다.
영화 제작에 참여했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불가리아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의 기자 크리스토프 그로제프는 수상 소식에 트위터를 통해 "와(wow)"라는 감탄사를 적었다.
그로제프 기자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러시아 정부가 2020년 나발니 독살사건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데 한 역할을 했으며 직접 출연도 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는 "이번 주말 BAFTA 시상식에 나와 가족이 참석하는 것이 영국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에 런던 경찰은 "일부 언론인은 영국에 있는 동안 해외 정부들의 적대적인 의도에 직면한다"라며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니얼 로허 감독은 18일 미국감독조합(DGA) 시상식에서 AFP통신에 BAFTA가 그로제프를 시상식에 초대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인들이 그를 죽이려 하고 있다. 그는 더는 유럽에 갈 수 없다. 그것(다큐)은 그와 그의 가족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 오데사 레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는 이 상을 러시아 정부와 푸틴의 위협 때문에 오늘 밤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불가리아의 괴짜 크리스토 그로제프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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