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호주가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하는 군주제에서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잭맨은 전날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현 찰스 3세에 대해 "전혀 악의"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호주가 영국 왕실로부터 독립해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가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잭맨은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성장한 배우로 할리우드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 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가 언젠가 공화국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느낀다"면서 "이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잭맨은 "(과거)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를 여러 번 만났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진정한 열망을 느꼈다"면서 자신이 여전히 영국 왕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잭맨의 발언으로 호주의 공화국 전환 운동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1999년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가 실시됐지만, 55%가 반대표를 던져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공화국 전환 운동은 오랜 동면기를 거쳤다가 작년 9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와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골수 공화국론자로 알려진 폴 키팅 전 총리는 작년 10월 시드니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영국 왕실이 호주의 공화국 전환을 원한다고 믿는다면서 찰스 3세가 호주에 대한 주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한 뒤로 호주 유권자 중에서 공화국 전환 찬성은 36%에서 39%로 증가했으며 반대는 37%에서 31%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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