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에 인수된 뒤 마케팅회사 등 거래처에 줘야 할 돈 1천400만 달러(약 182억원) 이상을 주지 않았다며 최소 9건의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본사를 포함해 사무실 임대와 관련해 3건의 소송을 당했다.
본사 건물주는 소송에서 트위터가 지난해 12월·올해 1월 등 2개월 치 임대료 680만 달러(약 88억4천만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케팅업체인 캐나리도 지난달 트위터를 상대로 40만 달러(약 5억2천만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에는 트위터의 마케팅부서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며칠 전에 주문한 것으로, 일본산 위스키와 항공 점퍼, 양말 등이 들어 있는 7천 달러(약 910만원) 짜리 '일론을 위한 선물박스'도 포함돼 있다.
다만 이 선물 박스가 실제로 머스크를 위한 것인지, 그가 이 선물을 받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미지급 청구서 가운데는 트위터가 당시 논란이 됐던 머스크와의 인수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진행했던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들도 있다.
트위터 당시 경영진은 협상 과정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레슬리 벌랜드가 '프라이빗 제트 서비스'사의 전세기를 예약했으나 이용료 19만7천725달러(약 2억6천만원)를 내지 않아 피소됐다.
하지만 현 글로벌 전략소싱 총괄 마티 오닐은 전세기 회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계약에 따라 지정된 사람만이 전세기 예약이 가능하다면서 회사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프라이빗 제트 서비스는 지난 17일 소송을 철회했지만, 이 회사나 트위터는 이에 대한 코멘트에 응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약 3개월 전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이들 청구서도 함께 승계받았으나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에서 했던 것처럼 곧바로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그는 테슬라 당시 자금난을 포함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협력업체 등을 압박해 이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테슬라는 모델 3 차량 양산에 어려움을 겪을 당시 협력업체들의 대금 결제 기간을 60일에서 90일로 늘리거나 아예 결제를 중단한 적이 있으며, 일부 협력업체는 이에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었다.
테슬라는 또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격리조치 등으로 사업장 상당수가 폐쇄된 후 일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초기 회사가 매일 400만 달러(약 52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파산 가능성까지 시사했으나,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여전히 어려움이 있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손익분기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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