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디언트 리포트…"데이터 분석보다 보안 툴에 의존하는 경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사이버 보안에 높은 자신감을 보이지만 정작 위협 환경에 대한 실질적 이해 수준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이자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인 맨디언트는 한국을 포함한 13개국 금융·헬스케어·정부 등 18개 분야 조직의 사이버 보안 의사결정자 1천350명에게 설문한 결과를 담아 20일 발간한 '글로벌 위협 인텔리전스 리포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79%는 조직을 겨냥하는 사이버 보안 공격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사이버 보안 관련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이 수치는 79%로 동일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응답자(96%)가 조직에서 사용 중인 사이버 보안 위협 인텔리전스의 품질 자체에는 만족한다고 답했으나 47%는 그 인텔리전스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걸 여전히 가장 큰 과제로 느낀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이 글로벌 평균보다 약간 더 높은 55%로 다른 국가 대비 인텔리전스 운영에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자신감은 다른 국가보다 높았다.
세계적으로 48%의 응답자만이 조직이 다양한 위협 그룹과 해당 위협의 TTP(Tactic·Technique·Procedure, 전술·기술·절차)에 대해 잘 이해하고 답했는데, 한국은 이 비율이 64%로 상당히 높았다.
또 글로벌 응답자 98%가 활용 가능한 위협 인텔리전스를 더욱 빠르게 보안 환경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나 한국에서는 이 수치가 48%에 그쳤다.
한국은 또 고위 경영진이 사이버 위협을 과소평가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6%에 불과해 전 세계 응답률(67%)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사이버 보안 성공 여부와 실효성 판단 부문에서도 세계적 트렌드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전 세계 응답자는 보안 침해 빈도 감소(42%), 침입 시도 차단 횟수(42%), 서드파티 사이버 보안 평가 결과(42%)를 주로 실효성 판단 기준으로 보지만 한국은 도입한 사이버 보안 툴 개수(48%)를 주요 지표로 봤다.
조직이 완벽하게 방어할 수 없는 국가를 묻는 말에는 글로벌 응답자의 57%가 러시아를 꼽았고 중국(53%), 북한(52%), 이란(44%)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중국·이란(각 61%), 러시아(55%), 북한(54%) 순이었다.
한국이 가장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사이버 공격 유형은 MITM(중간자) 공격, 서플라이 체인,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은 랜섬웨어, 피싱, 멀웨어 순이었다.
구글 클라우드 맨디어트 문형록 한국 지사장은 이날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번 리포트는 한국이 위협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하기보다는 보안 툴에 의존하는 경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최첨단 IT 역량과 서비스를 자랑하지만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사이버 보안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통찰력과 이해가 필요하며, 특히 북한 등 정치적 사이버 보안 위협도 늘고 있는 만큼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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