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세계 비디오게임 업계가 최근 수요 감소로 개발 중인 게임을 취소하거나 신작 출시를 연기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촉발된 수요의 둔화와 경기둔화 우려,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유행의 퇴색 등으로 게임에 대한 수요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NPD의 조사 결과, 구독 서비스를 포함해 미국 내 비디오게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특히 게임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해 온 모바일 게임은 12%나 줄었다고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 타워가 전했다.
이에 따라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프랑스 게임업체 유비소프트는 지난해 개발 중인 게임 4개를 접은 데 이어 최근 3개를 추가 취소했으며, 신규 게임 출시도 연기했다.
유비소프트 측은 지난 연말연시 등 휴가철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축구게임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닉아츠(EA)도 모바일게임 1개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른 1개는 개발을 취소했으며, '스타워즈' 신작 출시도 연기했다.
테이크투 인터렉티브는 인력과 인프라 등 전 분야에 걸쳐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콜 오브 듀티'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해 한 해와 4분기 모두 실적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750억 달러에 인수될 예정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냈으며, 특히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은 로블록스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13세 이하였다.
로블록스는 그러나 올해 투자를 25∼3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NPD 등은 소비자들의 게임 지출이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많지만, 일상 회복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맞물려 게임업계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의 최신 게임기 공급량이 여전히 적은 점과 게임의 평균 가격 상승도 게임 판매를 제약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나스닥지수가 14% 하락한 데 비해 EA 주가는 14%, 테이크투는 31%, 유비소프트는 54% 각각 떨어졌다.
한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해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 서비스를 중단하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도 최근 가상현실 게임 '에코VR'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빅테크들도 게임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게임업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던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의 유행도 시들해지면서 이들이 게임업계에서 주류로 올라서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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