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먹구름 걷히나…면세업계 "상저하고, 하반기만 기다린다"

입력 2023-02-21 06:19  

드디어 먹구름 걷히나…면세업계 "상저하고, 하반기만 기다린다"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하반기부터는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의 경기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7조8천163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24조8천586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1.6%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면세업계 업황이 악화한 주된 이유로는 중국 시장 부진과 이로 인한 다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율 상승이 꼽힌다.
2016∼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중국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가 줄어들자 면세업계는 여행업계와 잇달아 다이궁 송객 계약을 맺었다.
여행사가 다이궁을 면세점으로 보내면 면세점은 다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의 일부를 송객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한중 항공 노선이 2019년 대비 6%까지 줄고 중국 소비까지 부진하며 면세점 사업자의 다이궁 송객수수료 협상력은 크게 약해졌다.
10% 중반대였던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코로나 사태 이후 40% 후반대까지 치솟아 면세점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면세점이 지불한 송객수수료는 3조9천억원으로 매출의 22%를 점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는 1조3천억원으로 5%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대폭 커진 수치다.

◇ 다이궁 수수료율 완화되나…물밑 작업 나선 면세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면세점의 협상력이 강화되면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이 하락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진혁 한화투자증권[003530]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 개선으로 다이궁 구매여력이 확대되면 면세점이 싸게 제품을 판매하지 않더라도 중국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이궁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업계에서도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한 자구 노력에 들어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송객 수수료 인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텔신라[008770] TR(면세점)부문 매출은 4조3천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전년(1천319억원) 대비 93.5% 급감했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지난해 매출은 3조4천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775억원)대비 대폭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이달부터 업체별 송객수수료 지급 현황·방식에 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 올해 면세업계는 '상저하고'…마케팅 총력전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현재 주 62회인 한국∼중국 항공편을 내달부터 주 100회로 늘린데다 지난 11일부터 중국인의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해 업계에서는 차츰 중국인 인바운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5월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이 해외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본다"며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이 조정되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내달 말까지 중국인 대상 오프라인 구매금액대별 유니온페이 10%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년 이상 로그인 기록이 없는 중국인 고객에 대해서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동남아 고객을 타깃으로 왕홍(크리에이터) 라이브 대전을 연다.
buil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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