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전제 조건 없는 F-16 판매'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강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를 찾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지진 피해 복구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9일 튀르키예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차우쇼을루 장관과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가 필요한 만큼 최대한 지진 피해 복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양국은 모든 문제에 의견을 같이하지는 못했지만 도전을 함께 견뎌온 파트너"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 정부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피해 대응을 돕기 위해 1억8천500만 달러(2천400억여원)를 인도적 지원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식량, 의류, 텐트, 의약품, 생수 등 필수 물품과 의료 서비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차우쇼울루 장관은 이날 200억 달러(25조 9천억여원) 규모의 F-16 전투기 구매 문제를 현안으로 거론했다.
최근 튀르키예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찬성 문제를 지렛대 삼아 F-16 구매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으나 미국 민주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문제 삼아 이를 반대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의 활동을 핀란드·스웨덴이 옹호 내지 묵인한다는 이유로 두 나라의 나토 합류에 반대했다가 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약속받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그러나 핀란드와 달리 스웨덴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스웨덴에 대해선 가입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차우쇼울루 장관은 F-16 구매와 관련해 각종 선결 조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제조건을 달고 전투기를 구매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미국 정부가 (의회에)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다만 두 나라의 가입 문제는 양자외교 사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차우쇼울루 장관은 "우리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스웨덴이 더 많은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동맹국이 스웨덴을 설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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