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접경 누에보레온주 유력 관측 속 대통령 "거긴 물 부족"
대신 남동부 지역 적극 홍보…최종 발표 전까진 안갯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멕시코 신공장 건립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공장 입지를 두고 중앙정부와 주 정부 간 동상이몽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레포르마와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테슬라는 새 공장 건설 부지로 멕시코를 사실상 낙점하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51) 최고경영자(CEO)가 이른 시간 안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9) 멕시코 대통령과 대화할 것이라는 멕시코 정부 공식 언급도 나왔다.
이에 따라 멕시코 현지에서는 '공장이 어디에 위치하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는 미국 국경 지대인 누에보레온주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멕시코 산업 수도'로 불리는 누에보레온주에는 미국과의 지리적 이점을 겨냥한 270여곳의 한국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업체들이 몰려 있다. 최근에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이전) 효과를 누리려는 업계의 투자 붐까지 불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머스크가 누에보레온주를 직접 찾아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특히 몬테레인 인근 산타카타리나에서 주 정부 관계자와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누에보레온이 최종 승자"라는 예측까지 나온 바 있다.
사무엘 가르시아(35)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머스크를 리트윗하거나 인스타그램에 테슬라 차량 사진을 게시하며 '온라인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는 공장입지를 더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테슬라 입지와 관련, "누에보레온에는 국경과 가깝다는 장점과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물 부족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빈말은 아니다. 한국인들도 상당수 거주하는 누에보레온주에는 몇 년째 이어진 강수량 부족, 한여름 40도를 웃도는 무더위,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 급증 등 이유로 최근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 2월에는 물 부족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데 이어 3월부터 지역별로 돌아가며 단수 조처를 하기도 했다. 특히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 물 공급이 불안하다 보니, 공용 물탱크가 습격당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대신 남동부에는 멕시코 수량의 70%가 존재한다"며 "테슬라에 물과 전기 등 인프라에 대한 세심한 계획의 필요성을 알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정부는 실제 수도 멕시코시티와 인접한 이달고주를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저개발 지역인 이곳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역점 과제 중 하나였던 펠리페 앙헬레스 신공항(지난해 3월 개항)과도 멀지 않다.
멕시코에서는 각종 사업 유치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입김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곤 한다. 이 때문에 테슬라 멕시코 공장 최종 입지도 공식 발표 전까진 장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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