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1천382명 분석…"암 진단 때 디스트레스 평가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암 진단 때 근심·걱정이 큰 사람일수록 재발과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신정경 교수 연구팀은 2014∼2017년 대장암을 진단받고 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 1천36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디스트레스는 암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통칭하는 말이다. 우울, 불안 증상과 함께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암 환자의 약 40%가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에서 개발한 체크 리스트 등을 이용해 환자들이 직접 평가하는 방식으로 디스트레스 점수를 매겼다.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5.1점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 4점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환자의 76%는 디스트레스 수준이 '높음'(4∼7점, 61%) 또는 '매우 높음'(8점 이상, 15%)에 해당했다.
이런 디스트레스는 결국 암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을 보였다. 디스트레스가 높거나 매우 높은 그룹의 재발·사망 위험은 낮은 그룹에 견줘 각각 28%, 85%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시름을 더 키우는 건 병으로 인한 두려움, 슬픔, 걱정과 같은 감정적 요소 이외에도 보험, 돈, 일, 육아 등 암 치료 후 뒤따라올 사회경제적 문제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철 교수는 "암 치료 성적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처음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고 이에 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암 진단 때부터 환자가 느끼는 디스트레스를 평가하고, 이를 치료 전에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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