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무기 다루는 법 배워야"…우크라전 개입 관측 속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원자들로 구성될 최대 15만 명 규모의 지역민방위군 창설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회의에서 "상황이 간단치 않다. 여러 차례 말했듯이 (남녀) 모두가 최소한 무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그는 "유사시 자신의 가족과 집, 자신의 땅과 국가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면서 "침략 행위가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은 신속하고 가혹하며 적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민방위군에 들어가는 주민들은 전쟁 상황에 대비해 무기 사용법 등의 훈련을 받고, 평상시에는 공공질서 유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새로 창설될 지역민방위군에 10만~15만명의 자원자들이 들어가게 되고 필요하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원칙적으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민방위군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지역민방위군 창설 지시는 벨라루스 이웃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확산해 벨라루스가 무력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하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직접 참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30년 가까운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벨라루스는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군하고, 자국에서 우크라이나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허용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폴란드 접경 지역의 정세 악화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연합 지역군'을 창설했고, 러시아는 약 9천 명의 병력을 벨라루스로 보내 합동 훈련을 벌여오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잠재적인 침공을 막기 위해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따라 자국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금까지는 자국군을 직접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지는 않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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