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목걸이·팔찌 등…타계한 골동품 거래상 가문서 돌려받아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캄보디아가 크메르 제국 시절의 보물 수십점을 영국에서 돌려받았다.
21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와 AF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문화부는 영국의 골동품 거래상인 고(故) 더글라스 래치포드 가문으로부터 77점의 보물을 지난 17일에 돌려받았다고 전날 밝혔다.
대개 금이나 다른 귀금속으로 제작된 왕관, 목걸이, 팔지, 벨트, 귀걸이, 부적 등이 포함됐다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래치포드는 미술품 암거래와 관련해 재판을 기다리던 중 지난 2020년 별세했다.
이후 유족들은 크메르 제국 시절에 제작된 문화재를 반환하기로 캄보디아 정부와 합의했다.
앞서 래치포드 가문은 지난 2021년에도 돌과 청동 조형물 5점을 캄보디아에 반환했다.
크메르 제국은 기원후 9∼15세기에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당시 동남아 권역에서 가장 강력한 지배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시기에 문화적으로 큰 가치를 인정받는 많은 조형물이 제작되거나 여러 유적이 들어서 인도차이나 문화예술의 전성기를 구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캄보디아는 1970년대 내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문화재가 마구 약탈당하거나 태국과 홍콩의 거래상을 통해 유럽과 미국의 부호 및 박물관에 팔려나갔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작년에는 제작된 지 1천 년이 넘는 불상과 힌두신상 등 약탈당한 30점의 문화재를 미국에서 돌려받기도 했다.
캄보디아 문화부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내전을 겪은 국민들의 치유와 화해를 위해 훔쳐 간 미술품들을 돌려줄 것을 각국의 박물관과 개인들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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