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원전 13기·건설원전 3기에 쓰여…원안위 "1주기 운전에 안전성 영향없어"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원전에 유입되는 해수 이물질을 제거하는 회전여과망 설비를 고정하는 장치가 1996년부터 지금까지 법적 기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설치·가동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장치는 현재까지 가동 원전 13기와 건설 원전 3기에 설치돼 사용 중이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실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정기 정비 기간에 기술기준을 충족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원안위는 16개 원전에서 회전여과망을 고정하는 부착식 앵커볼트가 법령 기술 기준상 미국 콘크리트학회(ACI) 기준 제품을 사용해야 하나 유럽 시험 기준으로 인증된 제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부착식 앵커볼트는 콘크리트를 뚫은 자리에 에폭시와 같은 경화 용액을 먼저 붙고 앵커볼트를 심어 굳히는 방식으로 시공하는 장치다. 원전에 2개씩 설치되는 회전여과망 설비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2월 신월성 1호기 정기검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이후 모든 원전을 확대 조사한 결과 가동 중인 원전 13기와 건설 원전 3기 회전여과망 설비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에서 점검에 나선 결과 1996년 한울 3·4호기 건설 당시 회전여과망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기술기준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부착식 앵커볼트를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최근 건설한 원전까지 한울 3·4호기의 선례를 따라 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해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계획예방정비 중인 원전 3기는 현장시험을 통해 앵커볼트가 설비를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음을 직접 확인했고, 미국 기준이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설비 고장 가능성과 안전 기능 유지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부착식 앵커볼트가 사용된 전체 가동 원전 13기를 한 주기 동안 운전하는 데는 안전성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원전은 핵연료 교체 주기를 고려해 통상 18개월 단위를 한 주기로 운영된다.
원안위는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안전성을 확인한 가동 원전은 1주기 운전 후 다음 계획예방정비 기간까지, 건설 중 원전은 운영 허가 전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이 기술기준을 만족시키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원안위는 "유사사례에 대한 추가조사와 함께 한수원의 품질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종합점검을 추진하고, 규제기관의 사용전검사 등 심·검사체계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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