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1년 앞두고 옥중 성명…"독재 끝나야 국격 회복"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러시아 반체제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둔 20일(현지시간) 옥중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군사적 패배가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병사 수만명의 삶이 무의미하게 파괴됐다. 수십만 예비군의 목숨을 추가로 희생해 군사적 패배를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패배는) 불가피하다"라고 적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욕 때문에 "수만명의 무고한 우크라이나인들도 목숨을 잃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러시아가 1991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붕괴 당시 확정된 국경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21세기에 전쟁을 통한 국경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것은 논할 거리가 못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발니는 러시아의 국격이 '최저점'까지 떨어졌다면서 "푸틴의 독재가 끝나고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끼친 피해에 대한 배상이 시작되어야만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세우고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 왔다.
그런 그는 2020년 8월 항공기 기내에서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돼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작년 초 귀국했으나 곧바로 체포돼 옥고를 치러왔다.
러시아 당국은 2014년 사기 혐의로 선고받은 집형유예가 실형으로 바뀌고, 작년 3월 사기와 법정 모욕 혐의 등으로 징역 9년형이 추가되면서 형기가 11년 6개월로 늘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판결은 푸틴 대통령과 고위 인사들을 비판해 온 데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크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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