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서 김건희 여사 추가 조사 필요성 제기하자 작심 발언
"지휘부가 기소하라고 지시했는데도 증거 없어 못 한 것"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1일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었다며 자신이 검찰에 사표를 제출한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추가 수사 필요성을 묻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을 보면 계좌 명의자가 수십 명이 나오는데 검찰에서 그중 1명을 기소했다"면서 "만약 다른 사람을 기소할 증거가 있었다면 기소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저도 서울중앙지검 출입을 했는데 수사팀이 엄청나게 기소를 하려고 노력했고, 위에서 기소하라고 지시한 것도 들었다"면서 "그런데 담당 실무자들이 도저히 기소할 증거가 안된다고 해서 기소를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검찰에)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진짜 팩트다.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사표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던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를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금감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김 여사의 내부자거래 의혹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 원장은 당시 수사가 매우 불공정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당시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조사를 받고자 했는데, 검찰에서 부르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는 조사를 하면 처분을 해야 하는데,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자 조사를 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가) 정말 공정하지 않다. 당시 검찰이 간단한 주가조작 사건을 너무 정치적으로 취급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 원장은 "제가 주가 조작 사건을 많이 해봤는데, 이 경우 한 톨의 증거라도 있었으면 기소를 했을 텐데 증거가 없는 것"이라며 "거의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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