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아닌 중단…복귀에 영국·프랑스 핵무기 통제 조건 내걸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에 대한 통제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러시아는 뉴스타트 논의에 복귀하기 전에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고를 어떻게 고려할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전날 연기를 통보한 뒤 관련 대화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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