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 원전에 상주하는 보안 전문 인력을 제때 교대해주지 못하고 있다.
IAEA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원전 주변에서 군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원전에 상주할 인력의 교대가 2주째 연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 주변은 활발한 전투로 여전히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다"며 "인력 교대를 연기해야 하는 현재 상황은 원전 일대를 안전 구역으로 설정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AEA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속에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 피해가 잇따르자 지난해 9월부터 보안 전문가들을 이 원전에 상주시켰다.
상주 인력은 안전 점검과 보안 유지 등을 돕고 현장에서 안전 상황을 IAEA에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을 시작으로 상주 인력 배치 범위를 우크라이나 내 원전 모두로 확대한 상태다.
자포리자 원전의 상주 인력은 한 달가량을 주기로 교대한다. 이달 첫 주가 교대 주기였지만 원전으로 들어가는 진입 경로에서 교전이 빈발하면서 교체 인력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IAEA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 지역은 동북부 하르키우와 동부 루한스크 등과 함께 최근 러시아군의 공세가 빈번한 곳이다.
IAEA는 포격에 따른 원전 내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자포리자 원전 일대를 비무장 안전구역으로 설정하자고 러시아·우크라이나를 설득해 왔지만 실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모스크바를 찾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러시아 정부 및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나 안전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그로시 총장은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안전구역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진척이 더 빨랐어야 했지만 안전구역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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