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기관인 대륙위원회가 중국의 통일전선 시도를 경계하고 나섰다.
22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륙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중국 상황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군사적 강압 외에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로 통일과 통합을 촉진하는 등 통일전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전선은 노동자 계급의 세력 강화를 위해 우익 개량주의자와 일시적으로 협력해 자본가 계급에 대항하는 공산당의 전술 형태를 가리킨다.
여기에선 내년 1월 총통선거에서 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재집권을 저지할 목적으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협력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빗댄 것이다.
대륙위는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왕후닝 상무위원, 쑹타오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등의 통일전선 행보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신년 다과회 등에서 대만 분리주의와 간섭에 반대하는 중대한 투쟁을 시작했으며 양안 주도권을 잡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왕 상무위원은 연초 '전국 대만 동포 대표 대회'에 참석해 양안의 비정부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쑹 주임은 신년사에서 양안 관계 및 조국 통일과 관련해 대만의 식견 있는 인사들과 광범위하면서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8일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을 중국에 초청했는가 하면 지난 5일 입적한 대만 불교계 거물 싱윈(星雲) 법사 조문을 위해 대표단을 보내려 시도하는 등 대만 내 우호 세력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왕 상무위원은 지난 10일 샤 부주석과의 회동에서 "국공(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양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공통의 정치적 토대 위에서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유지하며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인식이란 뜻인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의 민진당 정부는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사실상 92공식을 부정하고 있으나 국민당은 인정한다.
중국은 아울러 60개 품목 이상에 적용했던 대만산 식품 금수 조치를 작년 12월 철회했으며, 대만의 진먼다오·마쭈다오와 중국의 푸젠성을 잇는 페리 운항의 본격적인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대륙위는 중국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포함한 미국과 대만의 결탁에 반대하고 외부의 대만 독립 시도에 강력히 대응하면서도, 대만과의 화해 시도라는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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