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호주중앙은행(RBA)이 작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호주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지만, 인기 학군 지역의 집값은 오히려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이 전날 발표한 '학군부동산보고서'를 인용해 호주 주도들의 공립학교 학군 66% 이상이 작년 한 해 동안 집값 상승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인기 있는 공립학교 학군의 집값은 구매자들 간에 경쟁이 과열되면서 4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북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월룬 주립학교 학군의 집값 상승률이 43.69%로 가장 높았다.
또한 시드니 북부의 아타몬 공립학교 인근이 43.5%로 뒤를 이었고, 멜버른·퍼스 등의 인기 학군도 20~30%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주 부동산 시장은 RBA가 연 7%대의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작년 5월부터 9개월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1%에서 3.35%까지 끌어올리면서 심각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이 여파로 작년 호주의 평균 주택 가격이 8.4% 급락한 와중에 이들 선호 학군 지역은 이례적인 집값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도메인의 니콜라 파월 수석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주택 매입자들이 선호 학군에 입성하기 위해 부동산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들은 원하는 학군에서 약간 벗어났다는 이유로 구매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가격대의 부동산을 구매하느냐와 상관없이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 '교육'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회사 레이화이트의 존 맥마너스 이사는 "아타몬 지역에서 집을 사기 원하는 구매자들은 거의 누구나 공립학교 학군에 속한 매물을 선호한다"면서 "여러 명이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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