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업스테이지 등 스타트업서 이미 도입…SKT·삼성SDS 등도 검토
"업무 효율성 획기적 제고 가능하나 아직은 지원 위주로 활용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세계적 열풍을 부른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업무적 활용성에 주목해 이 기술을 실제로 서비스에 접목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챗GPT는 단순 반복성 작업이나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내놓는 등의 업무에서는 인간보다 획기적으로 높은 효율성을 보일 수 있지만, 아직 부정확하거나 무의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한계가 뚜렷해 상업적 사용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국내 IT 업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챗GPT에 기반한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은 챗GPT에 기반한 '건강 AI챗봇' 서비스를 지난 21일 출시했다. 챗GPT를 통해 건강·시술과 관련된 사용자 질문에 1초 내로 답변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사용성을 크게 높인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도 이달 초 온라인 코딩 강의 '스파르타코딩클럽' 즉문즉답 서비스에 챗GPT를 도입했다. 코딩을 배우는 수강생들이 오류가 난 자신의 코드를 붙여넣으면 챗GPT가 실시간으로 이를 분석해 몇 초 만에 오류 원인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말 챗GPT를 활용한 부가서비스 'AskUp'(아숙업)을 만들어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챗GPT와 업스테이지의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을 연동해 코딩과 서류 작업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가상 인턴'으로 채용한 것이다.
아숙업은 일대일 대화를 기반으로 한 챗GPT에서 한 단계 나아가 업무용 업무 툴 '슬랙' 채팅방을 통한 다대일 대화도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대기업들도 챗GPT를 상용화 서비스에 도입하는 등 업무적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5월 출시한 AI 챗봇 '에이닷'에 챗GPT를 접목하고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챗GPT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고성능 컴퓨팅 서버도 이미 구축했다고 한다. 챗GPT를 탑재한 에이닷은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대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SK텔레콤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018260] 역시 업무 자동화 솔루션(RPA)에 챗GPT 기능을 도입해 반복적인 작업의 능률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챗GPT를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은 이미 글로벌적인 흐름이며, 기술이 정교화될수록 접목되는 분야가 더 넓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AI 전문가들은 챗GPT가 기업의 영업 비용을 낮출 수 있어 기업들이 널리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아직은 업무 지원을 위주로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정승익 서울사이버대 전자과 겸임교수는 "챗GPT는 작업 시간과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완전히 챗GPT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이를 정보를 얻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채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인간의 의견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 배재경 AI 프로덕트 리더는 "챗GPT는 기존의 AI 모델보다는 더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메타인지 능력은 매우 미흡하다"면서 "아직 정확하고 일관된 답변이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쓰며 신뢰도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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