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의 핵군축조약 참여중단 선언에 "큰 잘못"(종합2보)

입력 2023-02-23 02:52   수정 2023-02-23 07:16

바이든, 푸틴의 핵군축조약 참여중단 선언에 "큰 잘못"(종합2보)
"나토 동부전선 9개국, 집단방위의 최전방…한 치의 영토도 방어"
"자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어…우크라 지속 지원" 거듭 강조



(베를린·워싱턴=연합뉴스) 이율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최전선이자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 동부전선 국가 간의 안보 협의체인 '부쿠레슈티 9개국(B9)'과의 정상회의를 위해 바르샤바 대통령궁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날 국정연설에서 "양국 관계가 악화한 건 전적으로 미국의 잘못"이라면서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한 데 대한 첫 반응이다.
이날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결정은 뒤집힐 수 있다"며 미국이 정치적 의지와 긴장 완화를 위한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B9 정상들에게 "B9은 우리(나토)의 집단방위시스템의 최전방"이라며 "동맹국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음 행보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의 집단방위에 대해 규정한 나토조약 5조를 거론한 뒤 "이는 미국의 신성한 약속이다. 나토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정말 명확하다"며 "그것은 한 치의 나토 영토라도 방어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예전처럼 강할 뿐 아니라 더 강력해졌다"며 "우린 우크리아니가 자유를 수호하는 한 우크라이나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자유보다 더 소중한 단어, 더 고귀한 목표, 더 높은 열망은 없다"며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행해져야만 하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그것이 자유라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만이 시험 대상이 아니었다. 전 세계 민주주의가 '우리가 대응해야 할 것인가, 다른 길을 봐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며 "이제 그 답을 안다. 강력하고 단합된 모습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세계를 결집한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리더십에 감사한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글을 게시하며 "귀하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용기가 뭔지 매일 전 세계에 상기시킨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우린 당신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며, 필요할 때까지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로 구성된 부쿠레슈티 9개국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계기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이듬해 나토 동부전선 국가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유럽의 안보를 잠식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유지, 강화해야 하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내 안보 상황을 변화시켰다"면서 "나토 동맹국들은 올해 7월 정상회의를 앞두고 필요한 다음 행보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나토 동부전선 강화와 나토 정상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정상회의 후에는 공동선언이 채택될 전망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B9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폴란드 바르샤바 미 대사관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한다.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방문국인 폴란드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폴란드 국민을 상대로 연설을 했다.
그는 22일 폴란드 왕궁 정원에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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