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여성 살해 범죄' 공소시효 폐지…"언제든 기소"

입력 2023-02-23 06:19  

엘살바도르 '여성 살해 범죄' 공소시효 폐지…"언제든 기소"
기존 시효 15년…부켈레 정부, 범죄와의 전쟁에 '올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범죄와의 전쟁'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는 중미 엘살바도르가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22일(현지시간) 디아리오엘살바도르와 레포르마 등 중남미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의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여야 초당적 협력 속에 전체 84명의 의원 중 76명이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기존 15년으로 돼 있던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아예 없애, 검찰이 관련 혐의에 대해 언제든 기소할 수 있게 한 게 골자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여성을 상대로 저질러진 이러한 유형의 범행이 처벌받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지 않도록 했다"며 '역사적인 수정안'이라고 평가했다.
엘살바도르는 여성에 대한 성폭행 살인 등 성별 요인이 작용한 살인, '페미사이드'(femicide)를 일반 살인과는 다르게 더 중하게 처벌한다.
중남미 다른 일부 국가도 마찬가지인데, 멕시코와 페루, 브라질(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등지에서도 엘살바도르와 마찬가지로 페미사이드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체로 폐지했다. 다만, 일부 주별로 개별 법률로 공소시효를 남겨둔 경우는 있다.



집권당인 '새로운 생각'의 마르셀라 피네다 의원은 "2018년에만 225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며 "이전 입법부에서는 선언적으로 사흘 동안 관련 범죄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던 게 전부"라고 성토했다.
엘살바도르 정부 당국은 2021년 80건이던 페미사이드 사건이 지난해 53건으로 다소 감소하기는 했다고 부연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7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 선포 후 갱단 소탕 작전을 펼치며 1년 가까이 강도 높은 치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또 수감자가 늘면서 교도소가 부족하자 최근에는 여의도 절반 크기 부지에 교도소를 준공해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수감자들의 생필품 비용을 그 가족 등에게 청구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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