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를 지원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선 미국이 이런 우려의 근거가 되는 정보를 공개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새로 입수한 정보에 근거해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1년 전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는 러시아에 무기 공급을 자제해온 중국이 이런 방침을 끝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중국이 아직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는 것이 서방의 판단이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제재를 가해 온 서방의 조치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식의 재정적 측면으로 러시아를 도와왔으나, 무기 공급까지로는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 1주년 국면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이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관계이자 반(反)서방 전선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방 관리들은 최근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중국의 기존 입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국의 대러 무기 제공 가능성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위원을 만난 직후 미국 CBS방송의'페이스더네이션'에 나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처음 제기됐다.
서방의 한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중국이 러시아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런지에 상당한 애매함이 존재했다"면서 미국과 우방이 이제 입수한 정보는 "훨씬 덜 모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관리들은 현재로서는 이런 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정보 공개를 위한 기밀 해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제로 공개를 단행할지, 만약 공개를 한다면 언제할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무기 거래는 비밀에 감춰져 있는 까닭에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어떤 무기를 지원받게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은 장거리포 시스템, 정밀다연장로켓발사기, 지대지 미사일, 소형 전략 드론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임이 큰 무기들의 주요 생산국으로 꼽히지만, 중국이 러시아에 꼭 첨단 무기를 지원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게 미국과 유럽 관리들의 예상이다.
이들은 러시아가 탄약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중국이 탄약 등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실을 본 무기를 보충하거나 전자제품처럼 서방의 제재로 인해 생산이 불가능한 품목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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