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음성기록 정확도 94% 수준…간호기록 업무 절반으로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간호 기록을 작성하는 데 적잖은 시간을 할애한다. 환자의 혈압을 재고, 약물을 주사하는 등의 간호 내용을 일일이 기록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간호기록 업무를 실시간 음성으로 입력,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23일 오후 병원 대강당에서 '보바일 전자간호기록 언팩'(Vobile ENR UNPACKED 2023) 행사를 열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모바일 간호기록 플랫폼을 공개했다.
병원이 선보인 보바일 ENR은 앱을 탑재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느 곳에서나 간호사가 진료 관련 기록을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예컨대 간호사가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혈하겠습니다. 00시 00분 수혈 시작" 등의 말을 하면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글자로 변환돼 전자간호기록 시스템에 기록이 자동 저장되는 방식이다.
이뿐만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혈압이나 혈당 수치 등도 간호사가 음성을 통해 곧바로 기록할 수 있다. 병원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음성을 이용한 기록의 정확도는 94% 수준으로 집계됐다.
간호사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수혈업무 수행 시 환자 확인, 수혈팩 확인, 근무자 교차 확인, 생체징후 입력, 기록 완료 등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업무 대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병원의 분석이다.
또한 실시간 인증과 기록 입력으로 업무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고 병원은 덧붙였다.
홍은영 은평성모병원 간호부원장은 "보바일 ENR은 전자간호기록을 PC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작성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환자와 소통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연속성 있게 환자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은평성모병원은 보바일 ENR을 전 병동에 적용함으로써 간호 근무 환경의 변화와 환자를 돌보는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승혜 은평성모병원장은 "간호사들이 기록 입력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에 주목해 2019년 개원 직후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연구소를 설립해 시스템 개발에 매진해왔다"면서 "최상의 진료와 스마트 의료시대를 이끌어 가는데 보바일 ENR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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