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4개월여 만…열차 교량은 7월 복구 완료 예정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지난해 10월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의 차량용 교량이 23일(현지시간) 완전 복구됐다고 AFP,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은 사건 후 138일 만이자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크림대교 전 차선 차량 통행이 예정보다 39일 일찍 완전 재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500명이 밤낮으로 작업에 매진했다"며 "이번 소식은 '조국수호자의 날'을 위한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수호자의 날'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군의 날'과 같은 날로, 2002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경일로 지정했다.
다만, 후스눌린 총리는 열차 교량 복구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하부 구조에 대한 복구 작업도 7월 1일까지 마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로서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한다.
특히 2018년 5월 18일 개통식 당시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아 다리를 건널 정도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러시아에 실질적·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교량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 이튿날인 지난해 10월 8일 폭발로 인해 3명이 숨졌으며, 차량용 교량 일부가 붕괴하고 열차 교량 일부가 크게 손상됐다.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고 이틀 뒤인 10월 10일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84발의 미사일을 퍼붓는 대대적 공습을 가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으나, 이후로도 공습이 끊이지 않으면서 민간인 피해가 더욱 커졌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며 공습이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임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직접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몰고 크림대교를 방문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선에 가장 가까이 방문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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