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에 아들 앞에서 여러 차례 총 맞아…3명 체포돼
영국·아일랜드 정부와 북아일랜드 정치권 일제 규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북아일랜드 경찰이 전날 경찰 간부 총격 사건을 반군 소행이라고 보고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존 콜드웰 경위 총격 사건과 관련해 30∼40대 남성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콜드웰 경위는 전날 저녁 북아일랜드 티론주 오마에서 비번 중에 아들과 함께 있다가 여러 차례 총을 맞고 위중한 상태다.
그는 스포츠센터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가르친 뒤 주차장에서 차에 짐을 싣던 중에 남성 두 명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이들은 콜드웰 경위가 조금 달아나다가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계속 총을 쐈다.
당시 주차장은 꽉 차 있었으며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서 도망쳤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지금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의 주요 관심은 반군 중에 신 IRA(아일랜드공화군)라고 불리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북아일랜드 통치에 반대하는 신 IRA는 과거 IRA에 비해선 훨씬 작은 집단으로, 2012년 설립됐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북아일랜드에선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 체결 이후 아일랜드와 통합을 주장한 구교계와 영국 잔류를 원하는 신교계 간의 무력 충돌이 거의 끝났다.
영국은 지난해 북아일랜드 테러 위협 수위를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 단계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구교계 반군 집단의 무력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26년 경력의 콜드웰 경위는 2011년 차량 폭탄 테러로 인한 경찰 사망과 신 IRA가 배후로 꼽히는 2019년 기자 살해 사건 등을 포함해 주요 테러 범죄 수사에 참여해 이름이 많이 알려졌고 반군의 주요 테러 표적에 올라있었다.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는 즉시 규탄 입장을 밝혔다.
극심한 대립 관계인 북아일랜드 정치인들도 모처럼 공동 성명을 내고 평화를 해치는 적들의 공격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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