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수감자 32명으로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20년 이상 억류된 압둘 라바니, 모하메드 라바니 형제를 파키스탄 본국으로 송환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관타나모 수용소에 남아 있는 수감자는 32명으로 줄었다.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송환이 파키스탄 측과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사의를 표했다.
라바니 형제는 지난 2002년 9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방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감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드는 57세의 압둘은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조력자였고, 2살 아래 동생 모하메드는 알카에다 지도부의 금융과 여행을 돕는 역할을 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이듬해 쿠바 군사기지에 설치한 시설이다.
2003년에는 수감자가 600명에 달하기도 했으나 명백한 증거가 없는 용의자를 기소도 하지 않은 채 수감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폐쇄를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폐쇄를 공약했지만 찬반 여론이 맞서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수감자들을 다른 나라의 수용시설로 이감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취임했을 때 수감자 수는 40명이었다.
미 국방부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아직 남아 있는 32명 가운데 18명은 제3국에서 받아준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이송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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