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온라인 임원 세미나 열어…한종희 부회장, 임직원에 챗GPT 공부 지시
CJ·LS·현대百 등도 챗GPT 주제 교육 잇따라…"다들 배우겠단 분위기"
"1~2시간 걸리던 거래처 메일 작성에 단 15분…비즈니스 영어도 세련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이신영 홍국기 신선미 기자 =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요 기업에도 자체 세미나를 여는 등 '챗GPT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에게 생성형 AI 시대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챗GPT의 등장, 생성형 AI가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경일 솔트룩스[304100] 대표이사가 강사로 나와 1시간30분 동안 강연했다.
이 대표는 강연에서 "과거에는 컴퓨터가 근육 노동자들을 대체했다면 생성형 AI는 지식 노동자들을 대체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좀 늦은 측면이 있으니 아주 특화된 분야에서 깊이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근 사업부를 막론하고 AI 학습 열풍이 일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에 대해 공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에서는 다음 달부터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챗GPT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미나에서는 챗GPT 개념을 포함해 업무 적용 방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향후 챗GPT를 포함한 AI 활용을 위해 임직원 대상 교육 과정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매 분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있는 LS그룹도 다음 달 중순에는 IT 전문가를 초청해 '챗GPT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명노현 ㈜LS[006260]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챗GPT가 노동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이라며 "챗GPT가 많은 걸 대체할 텐데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하는 등 수시로 챗GPT 대비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 달 10일 초거대 AI전문가를 본사로 초청해 임직원 대상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챗GPT 같은 초거대 AI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교육 내용을 공개해 인원 제한 없이 원하는 직원들은 모두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고도화 작업이 한창인 코오롱그룹은 사내 방송과 사보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임직원과 챗GPT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상 활용 가능성이나 향후 확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011760]은 기존에 운영 중인 임직원 대상 교육에 챗GPT 관련 내용을 함께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수년 전부터 신사업 발굴에 활용하거나 업무에 적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빅데이터 관련 신기술이나 트렌드 등을 교육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매년 반기마다 직원 1∼2명을 포항공대(포스텍)로 파견해 AI 전문가 과정(12주)을 이수하게 하고 있다"며 "AI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면서 챗GPT에 대한 내용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철강 기업인 동국제강[001230]도 올해 교육 계획으로 챗GPT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스터디 모임을 꾸리거나 유튜브 강의 등을 듣는 경우도 있다.
에너지 기업인 삼천리[004690]는 교육팀이나 IT 관련 부서 내에서 챗GPT를 개인적으로 공부하거나 체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IT 전문 유튜버가 챗GPT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미나를 한다기에 팀원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할 테니 원하는 사람은 다녀오라고 했더니 다들 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미 기업 내에서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거래처에 보낼 메일을 작성할 때 보통 1∼2시간이 걸리는데 챗GPT에 기존 양식과 관련 내용을 주고 작성을 하게 했더니 15분이면 되더라"며 "비즈니스 영어도 세련되게 구사해 큰 불편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챗GPT로 전통적인 업무 방식에 변화가 올 것이 분명한 만큼 이에 맞춰서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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