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얘기 시작한 건 나쁘지 않지만 절차와 결과 따져봐야"
"파트너들 약속 지키면 승리는 필연적…외교적 해법은 침공 멈춰야 가능"
중남미·아프리카에 평화공식 동참 호소…중남미국가와 정상회의 제안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국이 전쟁 1주년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긍정적 의미와 함께 따져볼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날 중국의 입장문을 두고 "평화계획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중국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했다고 본다"며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입장문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그 말에 뒤따르는 것들이다. 후속 절차와 그로 인한 결과가 무엇이냐가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또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다"며 "어쨌든 이번 제안은 의미가 있다. 사태 해결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의 임무는 단 한 곳을 고립시기키 위해 모두를 뭉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을 위해서라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도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이번 전쟁을 정치적 해법으로 종식해야 한다며 이런 입장을 내놨으나, 서방은 지금까지 러시아를 편들어온 중국의 입장이나 발표의 행간을 볼 때 진의가 의심스럽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잔나 레슈친스카 주중 우크라이나 대리대사는 중국의 입장 발표 직후 '좋은 징후'라고 평가하면서도 "중립을 위해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대화를 해야 한다. 현재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우크라이나의 분단 가능성이 있는 휴전은 평화계획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크림반도를 포함해 1991년 우크라이나 최초 국경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 전망과 관련해 "파트너들이 각자 한 모든 약속과 시한을 지킨다면 승리는 필연적으로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우리 모두가 우리 숙제를 다한다면 우리 모두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교적 해결은 러시아가 침공을 중단할 때만 가능하다면서 러시아에 대해 "우리 땅에 살 권리를 존중하라. 우리 땅을 떠나라.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보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기울어 있는 제3세계 국가들과의 유대 강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외국을 방문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 회의를 위해서라면 특별히 여행을 하고 싶다"면서 중남미 국가 정상들과의 정상회의를 제안했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만나기 위한 조처를 해야만 한다"며 "지난 여러 해 동안 잘못했다. 주의를 못 기울였다. 이는 큰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쟁 종식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평화 공식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격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 최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와 만났을 때는 그런 말을 못 들었다"며 "만약 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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