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하이브 공개매수 주관…NH투자,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부동산 PF로 위축됐던 IB시장 새 먹거리…대형사가 더 유리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활동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며 인수·합병(M&A) 부문에 모처럼 큰 장이 서자 증권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권사 기업금융(IB) 사업이 위축됐던 터에 주주활동으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는 경우가 늘면서 자문·공개매수 주관·인수금융 등 다양한 먹거리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다.
현재 하이브[352820]는 카카오[035720]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SM 현 경영진에 맞서,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14.8%)을 매입하고 이와 별도로 다음 달 1일까지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 공개매수 주관사를 삼성증권[016360]이 맡았다.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증권사는 기업이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하고 효율적인 투자자 모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한다. 공개매수를 성공시킨 이력이 많아질수록 '트랙 레코드'가 쌓여 이후 다른 딜을 따내기 유리해진다.
만일 법원이 이수만 측이 신청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을 기각하고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면,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며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가에서는 이 경우 카카오 측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이 등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작년 말 한국투자증권이 지주 및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323410] 지분을 모두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오른 것이 이런 전망의 주요 근거다.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NH투자증권[005940]이 사업기회를 잡았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7%에 가까운 지분율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압박하자,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 및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과 손을 잡았다.
이 컨소시엄은 자신들이 1대 주주, 최 회장은 2대 주주로 남는다는 구상 아래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을 매입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재무적 파트너로 나섰다.
공개매수 자문 제공과 주관은 물론 1조7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사업을 진행시켰다.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잡고 컨소시엄에 지분 매수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한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활약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데, 이때 기업이 펀드의 요구를 수용해 M&A 장이 열리면 증권사가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IB 관련 역할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업계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위축됐던 와중에 IB 부문에서 새로운 활로가 열린 만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공개매수 등 관련 M&A 딜을 성사시키려면 자금력은 물론 전국 단위의 지점망을 갖춰야 하므로 중소형 증권사보다는 대형사에 더 유리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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