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소비 양극화…초저가 또는 초고가 상품 소비"

입력 2023-02-26 11:00  

"경기불황으로 소비 양극화…초저가 또는 초고가 상품 소비"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해외 소비 늘고 국내 소비 둔화"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소용량·소포장 상품 소비를 늘리는 한편, 아낀 자금을 초고가 제품 구입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양극화된 소비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국내 5대 소비분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원은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 양상이 양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기 불황을 경험한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자 꼭 필요한 물품만 소량으로 구입하고, 공동구매와 중고제품 구매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10월 중고나라 앱(애플리케이션) 설치 건수는 같은 해 5월 대비 20%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공구마켓 앱 설치 건수도 15% 늘었다.
한편 절약한 소비를 바탕으로 확보한 자금을 초고가 제품 구입과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형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백화점 해외 유명브랜드 소비 증가율이 전체 소비 증가율을 웃도는 등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구원은 "소비 패턴 양극화로 중간 가격대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해외 소비가 빠르게 급증하는 한편, 국내 소비는 둔화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655만명으로 전년보다 4.4배 증가했다.
작년 여행 지급 규모 역시 199억2천만 달러로 전년보다는 약 12%, 2020년보다는 약 24% 늘었다.
반면 국내 민간 소비는 고물가 영향으로 올해 위축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민간 소비 증가율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원은 "해외 소비지출 증가로 인한 경상 수지 악화가 우려된다"며 "물가 안정 노력 지속 등을 통해 가계 실질 구매력 상승을 유도해 민간소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연구원은 올해에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등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인기를 끌고, 대면 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 환경 등을 고려한 '착한 소비'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때문에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MZ세대가 경제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면서 소유보다는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 형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소유 소비 성향이 위축된 영향으로 향후 구독경제 시장과 가전 렌털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viva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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