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국제 금융허브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홍콩의 노력이 항공업계 인력 부족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을 따라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면서 항공업계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까닭에 단기간에 이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홍콩 공항 당국의 최근 자료를 인용, 지난해 12월 말 현재 홍콩 공항의 인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68%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직원 채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인력 부족 속에서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기간 폐쇄했던 노선의 재개를 연기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 콴타스 항공의 경우 홍콩 공항 도급업체의 인력 부족 탓에 멜버른-홍콩 노선의 재개를 오는 6월 중순으로 석 달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그레이터 베이 항공도 인력 부족 탓에 노선 증편에 애를 먹고 있다.
홍콩은 심지어 도심 공항 체크인 서비스도 아직 재개하지 못했다.
홍콩 입법회(의회) 페리 이우 의원은 "인력의 상당한 손실은 항공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인력 부족은 조종사, 승무원,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지상 근무자와 풀뿌리 노동자들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홍콩 공항은 팬데믹 이전 국제 여행객 규모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현재 홍콩의 항공 운송 규모는 4년 전의 44%, 여행객 수는 32%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런던 히스로 공항은 항공 운송과 여행객 수 모두에서 팬데믹 이전의 90% 이상을, 싱가포르는 약 77%를 회복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기간 홍콩 항공업계도 항공 수요 급감 속 많은 노동자를 내보냈다.
홍콩 대표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직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약 1만6천 명으로 2019년 말보다 약 40%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이 다른 국제 여행 허브보다 한참 뒤늦게 코로나19 방역 제한을 완화하면서 경쟁에 뒤처지게 됐다.
홍콩은 지난해 9월 말에야 입국자의 호텔 격리 의무를 폐지했고, 12월 말에야 입국자에 대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없앴다.
그사이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따른 이민 붐으로 노동 인구가 14만 명 빠져나가면서 전반적으로 서비스 분야 인력 확보 경쟁이 세졌다.
2018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국내총생산(GDP)에서 항공 분야는 약 10%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이달 초 홍콩 정부는 공항 당국이 인력 부족을 신속히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중국 본토 노동자에 특별 취업 허가를 내주고 홍콩 공항에서 일하도록 하는 방안이 한가지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항공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의 조애나 루는 현재로서는 홍콩 항공사와 승객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회복은 갑자기, 또는 마찰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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