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2형 당뇨병은 대부분 성인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성인 당뇨병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아동 과체중, 비만이 급증하면서 아이들에게도 2형 당뇨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성인이 되기 전에 발병하는 당뇨병은 특히 당뇨 합병증 위험이 상당히 높다.
18세 이전에 발생하는 2형 당뇨병에는 신세대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이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엠파글리플로진은 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2(SGLT-2: sodium-glucose cotransporter-2)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으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떨어뜨린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 소아과 전문의이자 조슬린 당뇨병 센터(Joslin Diabetes Center) 소아-청소년 실장 로리 라펠 교수 연구팀이 15개국의 108개 메디컬센터에서 10~17세 2형 당뇨병 환자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DINAMO)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5일 보도했다.
이 임상시험은 3상 임상으로 2018년 4월에서 2022년 5월 사이에 실험군-대조군 무작위 설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3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52명)엔 엠파글리플로진 10mg, 2번째 그룹(53명)엔 리나글립틴(linagliptin) 5mg, 3번째 그룹엔 위약(placebo)을 매일 한 차례 26주 동안 투여하면서 두 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비교 관찰했다.
26주 후에는 엠파글리플로진 그룹과 리나글립틴 그룹은 두 약을 그대로 계속해서 먹게 하고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엠파글리플로진 또는 리나글립틴을 26주간 투여했다.
리나글립틴은 디펩티딜 펩티다제-4(DPP4 : 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로 혈당 항상성 조절에 관여하는 인크레틴이 DPP4에 의해 분해되지 못하게 막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혈당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분비도 억제한다.
이들은 임상시험 이전에는 당뇨병 표준 치료제인 메트포르민 또는 인슐린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이 투여된 그룹은 투약 4주 만에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낮아졌다. 26주 후에는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당화혈색소가 평균 0.84% 낮았다.
이는 혈당 조절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수치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한편 리나글립틴 그룹은 투약 4주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떨어졌으나 26주 후에는 다시 올라가면서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은 또 공복 혈당도 대조군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저혈당을 포함한 부작용 평가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과 리나글립틴 모두 성인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결과와 비슷했다.
이는 엠파글리플로진은 청소년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를 통계학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뜨린 반면 리나글립틴은 그렇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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