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은행 예금·대출 금리, 수수료 등 담합 여부 조사
SKT·LGU+·KT도 전방위 조사…정부, 압박 수위 높여
(서울·세종=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임은진 민선희 김다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은행 업계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통신 분야 독과점 폐해를 줄이라고 지시함에 따라 주요 사업자들의 담합 혐의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이날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들 은행이 예금·대출 금리 차이,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 담합 등을 보러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담합을 보러 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각 은행에 내달 3일까지 현장 조사를 예고한 만큼 여신 업무 전반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은행 산업에 과점의 폐해가 크다"며 금융권에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를 주문한 바 있다.
이날 공정위 시장감시국도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독과점 사업자인 이통 3사가 요금체계 등을 담합했는지,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 3사가 단말기 장려금, 고객 지원 등과 관련해 알뜰폰 자회사와 비(非) 자회사를 차별 취급했는지도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동통신 요금제도 통신사별로 큰 차이가 없어 실질적인 국민의 선택권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이통 3사 또는 그 계열사 간 담합 의혹 6건을 조사했으나 요금제 담합 등 4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통신 시장 과점의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공정위 조사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 3사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에 대해 언급을 삼간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조사받는 기업이 관련 입장이나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들도 "확인해주기 어렵다"라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지난 23일 윤 대통령에게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금융 분야 소비자 약관 시정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통신 분야 경쟁 촉진 방안을 보고한 데 이어 조만간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과 요금체계 등에 대한 시장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은행권 관행 및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를 가동한 상황서 공정위까지 주요 사업자에 대한 직권 조사에 나서면서 금융·통신 분야에 대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의 조사 여부와 내용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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