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쯔충에 여우주연상…키 호이 콴, 아시아계 첫 남우조연상
NYT "'에브리씽', 오스카 작품상 수상도 거의 확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아시아계 배우들의 열연으로 주목을 받은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가 26일(현지시간) 미국배우조합(SAG)이 주최한 영화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에브리씽'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9회 SAG 어워즈에서 출연 배우진 전체에 수여하는 최고상인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어 캐스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에브리씽'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이 세상을 구한다는 줄거리를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으로 엮어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의 출연 배우들은 남녀 주요 연기상 3개도 휩쓸었다.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량쯔충(양자경)은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악역을 맡은 제이미 리 커티스는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인디아나 존스' 2편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했던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 콴은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SAG 어워즈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감독조합(DGA)의 감독상, 미국제작자조합(PGA)의 작품상을 받은 '에브리씽'은 배우조합 최고상까지 가져가면서 할리우드 업계를 대표하는 4대 조합 시상식 가운데 3개를 석권했다.
4대 조합 중 아직 수상작을 가리지 않은 미국작가조합(WGA)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열린다.
외신들은 '에브리씽'이 할리우드 3대 조합상 수상을 계기로 시상식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아카데미상 작품상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진단했다.
'에브리씽'에 4관왕의 영예를 안겨준 배우조합 회원들은 아카데미상을 결정하는 전체 투표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SAG 결과는 오스카상의 윤곽을 점쳐볼 수 있는 유력한 지표다.
뉴욕타임스(NYT)는 감독·제작자·배우 조합의 최고상을 휩쓴 역대 영화 중 오스카 작품상을 놓친 사례는 론 하워드 감독의 '아폴로 13'(1995)이 유일하다며 "'에브리씽'이 거의 확실하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브리씽'은 내달 12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11개 후보(여우조연상 부문서 후보 2명)로 이름을 올렸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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