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오 구스만, 부친 '엘 차포' 이어 시날로아 카르텔 이끌어
펜타닐 유통 관여…지난달 체포 때 군경과 총격전으로 29명 숨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자 악명 높은 갱단을 이끈 실권자를 자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멕시코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27일(현지시간) 라호르나다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멕시코 외교부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오비디오 구스만에 대한 인도 요청서를 공식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요청은 절차에 따라 법무부를 거쳐 구스만 사건 재판부인 그레고리오 살라자르 에르난데스 판사에게 전달된다.
멕시코 당국에서 접수한 해당 문서에는 구스만을 미국 내 재판에 회부해야 하는 논리를 담은 서류와, 관련 증거 목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은 극악 범죄자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로,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부친을 대신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으로 꼽히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어왔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미국에서 수많은 사망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유통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오비디오 구스만을 비롯해 그의 형제들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제 워싱턴DC 법원은 수년 전 코카인과 메스암페타민 등 유통 관련 혐의로 오비디오 구스만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미국 당국은 구스만 체포에 2천만 달러(3억6천만원 상당)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지난달 멕시코 시날로아주에서 대규모 군·경을 동원한 멕시코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이 과정에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갱단의 강력한 저항에 쿨리아칸과 헤수스 마리아 등 일대가 쑥대밭으로 변하고, 최소 29명이 숨지기도 했다.
현재 그는 멕시코주 알모라야데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수준 보안 시설,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다음 달 5일 추가 구금 등을 정하기 위한 심문이 예정돼 있다.
살라자르 에르난데스 판사는 이때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과 관련한 법적 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오비디오 구스만 측은 이후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게 되는데, 관련 요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미국행을 거부할 전망이다.
앞서 그는 즉각적인 범죄인 인도나 추방 명령 금지를 구하는 '암파로'를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낸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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